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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기초상식

원상회복 범위, 이사 나갈 때 어디까지 임차인 책임일까

by 선유 부동산 2026. 9. 28.

전세나 월세 계약이 끝나고 이사를 나가는 날, 집주인이 벽지 얼룩이나 바닥 흠집을 가리키며 "이건 원상복구 비용으로 보증금에서 빼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몇 년 살다 보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흔적인데 왜 내 돈으로 고쳐야 하는지 억울하고, 임대인 입장에서는 다음 세입자를 받으려면 손봐야 하니 비용을 받고 싶어 합니다.

 

원상회복을 둘러싼 다툼은 이사 당일 보증금 반환과 맞물려 있어서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원상회복 의무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경우가 임차인 부담이고 어떤 경우는 아닌지, 분쟁을 줄이려면 입주 때부터 무엇을 해두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상회복은 '새것처럼'이 아니라 '받은 상태로'입니다

민법은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이 빌린 물건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원상회복 의무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원상회복은 집을 새것처럼 만들어 돌려주라는 뜻이 아니라, 처음 입주할 때 받은 상태로 돌려주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몇 년 동안 정상적으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낡음과 마모, 이른바 '통상의 손모'는 원상회복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와 실무의 일반적인 입장입니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임대인이 매달 받는 월세나 전세 보증금에는 집을 일정 기간 사용하게 해 주는 대가가 들어 있고, 사용하면서 집이 조금씩 낡는 것은 그 대가에 이미 포함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원상회복의 핵심 기준은 "정상적으로 살면서 생긴 흔적인가, 아니면 임차인의 부주의나 고의로 생긴 손상인가"입니다.

 


임차인 부담과 임대인 부담, 이렇게 나뉩니다

실제로 분쟁이 많은 항목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일반적으로 임대인 부담(통상 손모) 일반적으로 임차인 부담 
벽지 햇빛에 의한 변색, 가구 뒤 자국, 오래되어 생긴 들뜸 흡연으로 인한 누런 얼룩, 낙서, 찢어짐
바닥 가구 배치로 생긴 눌림, 생활 속 잔흠집 물건을 떨어뜨려 생긴 파임, 반려동물이 긁은 자국
벽면 액자를 거는 정도의 작은 못 자국 과도한 못·나사 구멍, 임의로 뚫은 선반 설치 자국
설비 노후로 인한 보일러·수전 고장 사용 부주의로 인한 파손, 동파 방치
구조 변경 임대인 동의를 받아 한 변경 동의 없이 한 도색·인테리어 변경

 

 

위 표는 일반적인 기준일 뿐, 실제로는 거주 기간과 손상 정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흡연 얼룩이라도 이미 교체 주기가 한참 지난 오래된 벽지였다면 임차인이 전체 교체 비용을 다 부담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낡은 벽지를 새 벽지로 바꾸는 비용까지 임차인에게 떠넘기면, 임대인이 오히려 이득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입주할 때부터 있던 하자는 임차인 책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걸 증명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입주 당일의 기록이 가장 중요합니다.


분쟁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입주 날 사진입니다

원상회복 분쟁의 대부분은 "원래 있던 흠이다"와 "살면서 생긴 흠이다"의 다툼입니다. 그리고 이 다툼은 입주 당일 찍어둔 사진 몇 장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주하는 날 짐을 들이기 전에 방마다 벽지, 바닥, 문, 창틀, 욕실 타일과 실리콘, 싱크대, 옵션 가전의 상태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겨두세요. 이미 있는 얼룩이나 흠집은 가까이서 따로 찍어두면 더 좋습니다. 찍은 사진은 날짜가 남도록 임대인에게 문자로 한 번 보내두면, 나중에 "그때 이미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확실한 자료가 됩니다.

 

계약할 때 특약으로 원상회복 범위를 미리 정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 범위는 통상적인 생활로 인한 마모를 제외한다"는 문구를 넣어두거나,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그로 인한 손상의 처리 방법을,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다면 임대인의 동의 범위와 퇴거 시 복구 여부를 적어두는 식입니다. 특약 작성 요령은 특약사항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보증금에서 원상복구비를 빼겠다고 할 때

이사 당일 임대인이 원상복구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하겠다고 하면, 먼저 어떤 부분을 얼마에 고치는지 구체적으로 요청하세요. "대충 50만 원 정도"라는 식이 아니라, 수리 업체의 견적서나 실제 영수증을 근거로 금액을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그 손상이 통상의 손모인지, 입주 전부터 있던 것인지 입주 당시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됩니다.

 

협의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삿날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반대로 억울한 금액을 그냥 공제당할 필요는 없습니다.

 

합의가 어렵다면 다툼이 있는 금액만 따로 남겨두고 나머지 보증금은 먼저 돌려받은 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송보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적어 원상회복처럼 금액이 크지 않은 분쟁에 많이 활용됩니다.

 

보증금 자체를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전출하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먼저 신청해 대항력을 지켜야 하는데, 이 절차는 보증금 반환 관련 글에서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상가는 원상회복 범위가 더 넓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주택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상가는 임차인이 영업을 위해 인테리어나 시설을 직접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서, 퇴거할 때 그 시설을 철거하고 원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하는 범위가 주택보다 넓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가를 임차할 때는 계약서에 원상회복의 기준 시점(내가 입점할 때의 상태인지, 건물 최초 상태인지)을 명확히 적어두시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2년 살고 나가는데 도배를 새로 해줘야 하나요?

통상적인 생활로 벽지가 낡은 정도라면 임차인이 새로 도배해 줄 의무는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흡연이나 낙서처럼 임차인의 사용으로 인한 손상이 뚜렷하다면 그 부분에 대한 비용은 부담해야 할 수 있습니다.

 

Q. 청소비도 원상회복에 포함되나요?

집을 비울 때 일반적인 정리와 청소는 임차인이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입주 청소 수준의 전문 청소 비용까지 당연히 임차인이 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특약에 따로 정했는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임대인이 입주 전 상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요?

그래서 입주 당일 사진이 중요합니다. 사진이 없다면 입주 당시 계약서의 특약이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시설 상태 기재 내용이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사 당일 원상복구 문제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입주 날 사진 몇 장만 있었어도 금방 정리됐을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잔금일에 임차인분께 열쇠를 전해 드리면서 "짐 들이기 전에 사진부터 찍어두세요"라는 말을 꼭 함께 드리는 편입니다. 원상회복은 나갈 때의 문제 같지만, 실제로는 들어오는 날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원상회복의 범위는 계약 내용, 거주 기간, 손상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분쟁이 생긴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