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권리금, 주고받을 때 꼭 확인해야 할 사항
상가를 구하다 보면 보증금과 월세 외에 "권리금이 얼마"라는 말을 꼭 듣게 됩니다. 장사가 잘되던 가게라면 수천만 원이 넘는 경우도 흔해서, 실제로는 보증금보다 권리금이 더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권리금은 임대인이 아니라 임차인끼리 주고받는 돈이라, 어떻게 계약해야 안전한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권리금을 줬는데 정작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이 안 되거나, 반대로 권리금을 받고 나가려는데 건물주가 새 임차인을 받아주지 않아 손해를 보는 일도 생깁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전체적인 내용은 주택과 비교해 앞선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오늘은 그중 권리금에 집중해, 권리금을 넘기는 기존 임차인과 받는 신규 임차인 각각의 입장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권리금은 무엇에 대한 대가일까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권리금을 영업시설과 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상가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같은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넘기거나 이용하게 하는 대가로, 보증금과 차임 외에 지급하는 돈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보통 세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합니다.
| 구분 | 의미 | 예시 |
| 시설권리금 | 인테리어, 주방설비, 집기 등 남겨두는 시설의 대가 | 카페의 커피머신과 인테리어 |
| 영업권리금 | 단골 고객, 매출, 거래처, 영업 노하우의 대가 | 매출이 꾸준한 음식점의 고객층 |
| 바닥권리금 | 상가 위치와 상권 자체의 이점에 대한 대가 | 역세권 1층 코너 자리 |
실제 거래에서는 이 세 가지가 섞여 하나의 금액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협상할 때는 이 금액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나눠서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설은 실제로 쓸 수 있는 상태인지, 매출은 근거가 있는지, 위치의 이점은 내가 하려는 업종에도 해당하는지가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넘기는 쪽: 임대인의 방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기려는 기존 임차인에게 가장 큰 걱정은 "건물주가 새 임차인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나"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 임대인이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받는 경우, 신규 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지 못하게 막는 경우, 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보증금이나 월세를 요구하는 경우, 그 밖에 정당한 이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을 거절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임대인이 거절해도 방해로 보지 않는 정당한 사유도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신규 임차인이 보증금이나 월세를 낼 능력이 없는 경우, 신규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임대차가 끝난 뒤 임대인이 상가를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 등입니다. 또 기존 임차인이 3기 이상 월세를 연체한 적이 있는 등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면 권리금 보호도 받기 어렵습니다.
판례는 계약갱신요구권 기간인 10년을 모두 채운 임차인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오래 장사한 임차인이라고 해서 이 권리를 잃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손해배상은 얼마까지,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을까요
임대인의 방해로 권리금을 받지 못했다면 임차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상액은 무한정 인정되지 않고, 신규 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했던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을 수 없습니다. 종료 당시 권리금은 실제 분쟁에서 감정을 통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손해배상 청구는 임대차가 종료된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으니, 방해를 받았다고 판단되면 신규 임차인과 주고받은 권리금 계약서, 임대인과 나눈 문자나 녹취, 신규 임차인을 주선했다는 기록을 꼼꼼히 남겨두셔야 합니다. 이런 자료가 있어야 실제로 신규 임차인을 주선했고 임대인이 이를 거절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대규모점포나 준대규모점포의 일부인 상가(전통시장은 제외)나 국유·공유재산인 상가는 이 권리금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니, 이런 곳에서 장사하신다면 미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받는 쪽: 권리금은 임대차 계약과 묶어서 생각하세요
권리금을 주고 가게를 인수하는 신규 임차인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권리금은 이미 줬는데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권리금 계약은 기존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은 건물주와 따로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권리금 계약서에는 "임대인과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권리금 계약은 해제되고 지급한 금액은 전액 반환한다"는 조건을 반드시 넣어두셔야 합니다. 권리금 계약금도 가능하면 적게 걸고, 잔금은 임대인과 임대차 계약을 마친 뒤에 치르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상가건물 임대차 권리금 표준계약서를 활용하면 필요한 항목을 빠뜨리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임대인과의 새 계약 조건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권리금은 기존 임차인에게 냈는데 새 계약에서 월세가 크게 오르면, 권리금을 회수할 만큼 장사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남은 계약갱신요구권 기간은 새 계약 기준으로 다시 시작되는지, 건물에 재건축 계획은 없는지도 함께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인수 전에 확인할 것들
1) 시설권리금이 포함되어 있다면 넘겨받는 시설 목록을 구체적으로 적고, 실제로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하세요. 시설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목록을 계약서에 첨부해 두면 나중에 "그런 시설은 넘긴 적 없다"는 다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퇴거할 때 원상회복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그대로 인수했다면, 나중에 내가 나갈 때 그 시설까지 철거해야 하는지 임대인과 분명히 해두셔야 합니다. 원상회복의 기본 원칙은 원상회복 글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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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업권리금이 크다면 그 근거를 확인해야 합니다. 말로만 "월 매출이 얼마"라고 듣기보다는 카드 매출 내역,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요청해 보시길 권합니다.
3) 업종과 영업 허가 가능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음식점이나 학원처럼 영업신고나 허가가 필요한 업종은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맞지 않거나 위반건축물로 등재되어 있으면 영업신고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 임차인이 같은 업종으로 장사했다고 해서 내가 바로 신고할 수 있다고 단정하지 말고, 건축물대장과 관할 관청을 통해 미리 확인하세요. 건축물대장에서 용도와 위반건축물 여부를 보는 방법은 건축물대장 글에서 다뤘습니다.
기존 임차인이 가게를 넘긴 뒤 바로 근처에서 같은 업종을 다시 열면 단골 고객이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권리금 계약서에 일정 기간 같은 상권에서 동종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경업금지 약정을 넣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리금과 관련해 알아두면 좋은 점
권리금도 세금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권리금을 받는 기존 임차인에게는 소득세가 과세될 수 있고, 사업자인 신규 임차인이 권리금을 지급할 때는 원천징수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금액이 크다면 계약 전에 세무 전문가와 처리 방법을 확인해 두시길 권합니다.
또 하나, 권리금은 공인중개사법상 중개대상물이 아니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권리금 알선에 대한 수수료는 법정 중개보수 요율이 적용되지 않고 별도로 정하게 됩니다. 상가를 중개받을 때 임대차 중개보수와 권리금 관련 수수료를 각각 얼마로 할지 미리 명확히 정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가 계약 상담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권리금부터 먼저 보내고 건물주와의 계약은 나중으로 미루신 분들입니다. 저는 권리금 이야기가 나오면 "건물주와 계약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권리금 잔금을 보내지 마세요"라는 말부터 드리는 편입니다. 권리금은 계약서 한 줄로 지킬 수 있는 돈이지만, 그 한 줄이 빠지면 되찾기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상가 권리금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입니다. 권리금 보호의 요건과 예외, 손해배상액 산정, 세금 처리는 구체적인 사정과 법령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거래나 분쟁에서는 법률·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